토요일 저녁, 반주자에게서 내일 못 온다는 연락을 받으셨나요? 반주자가 한 분뿐인 교회라면, 그 한 분이 빠질 때 주일 찬송 전체가 흔들립니다. 수요예배나 새벽기도처럼 처음부터 반주자를 모시기 어려운 시간도 있습니다. 이 글은 그런 주일을 앞둔 분이 하루 전에 할 수 있는 준비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 부를 곡을 먼저 줄이고, 익숙한 곡으로 바꾸세요
반주가 평소와 다를 때 회중이 가장 먼저 흔들리는 곳은 낯선 곡입니다. 주보에 넣을 찬송을 정할 때 이번 주만큼은 성도들이 오래 불러 온 곡을 고르세요.
- 처음 부르는 곡이나 박자가 까다로운 곡은 다음 주로 미룹니다.
- 곡 수를 평소보다 하나 줄이면 준비할 것도 줄어듭니다.
- 절이 많은 곡은 몇 절까지 부를지 미리 정해 주보에 적어 둡니다.
예를 들어 통일찬송가 4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나 통일찬송가 1장 「만복의 근원 하나님」처럼 대부분의 성도가 외워 부르는 곡은 반주가 달라져도 노래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2. 반주를 무엇으로 할지 정하세요
반주자가 없을 때 고를 수 있는 길은 대체로 셋입니다.
- 무반주로 부르기. 찬송을 이끌 분이 첫 음을 잡고 시작합니다. 회중이 잘 아는 곡이라면 가능하지만, 첫 음이 높거나 낮으면 끝까지 부르기 힘들어집니다.
- 녹음된 반주(MR) 틀기. 미리 받아 둔 음원을 틉니다. 곡마다 키와 빠르기, 전주 길이, 절 수가 정해져 있어 회중이 음원에 맞춰야 합니다.
- 반주 프로그램이나 반주기 쓰기. 장수를 넣으면 반주가 나오고, 키와 빠르기를 바꿀 수 있는 도구입니다.
어느 쪽이든 중요한 건 예배 전에 한 번 끝까지 들어 보는 것입니다. 녹음 반주를 쓰신다면 예배에서 찬송가 MR을 쓸 때 미리 확인할 것을, 기계나 프로그램을 알아보신다면 교회 반주기·반주 앱을 고를 때 볼 것을 함께 보세요.
3. 소리는 예배당에서 미리 틀어 보세요
집에서 잘 나던 소리도 예배당 스피커에서는 다르게 들립니다. 토요일에 예배당에 들를 수 있다면 실제로 쓸 컴퓨터와 스피커를 연결해 한 곡을 틀어 보세요.
- 앞자리와 뒷자리에서 각각 들어 보고 볼륨을 정합니다. 회중 목소리가 반주에 묻히지 않을 정도가 알맞습니다.
- 노트북을 믹서나 앰프에 연결하는 선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 컴퓨터 알림 소리가 예배 중에 나오지 않도록 알림을 꺼 둡니다.
4. 예배 중에 누가 무엇을 누를지 정하세요
반주자가 없는 날 가장 자주 생기는 일은 곡과 곡 사이의 침묵입니다. 설교하실 목사님이 직접 반주를 조작하시기는 어렵습니다. 사모님이나 찬양 담당, 방송실 담당 중 한 분이 반주를 맡고, 주보 순서대로 곡을 미리 띄워 두세요.
- 순서지에 곡마다 장수와 부를 절을 적어 반주 담당에게 드립니다.
- 축도 뒤 송영처럼 짧은 곡도 빠뜨리지 않고 순서에 넣습니다.
- 가사 화면을 띄운다면 반주와 가사를 같은 사람이 맡는 편이 덜 엇갈립니다. 자세한 방법은 예배 가사 화면(PPT) 준비를 줄이는 법에 정리했습니다.
5. 통일찬송가와 새찬송가 번호를 맞춰 두세요
성도들 손에 든 찬송가가 통일찬송가와 새찬송가로 섞여 있으면 "몇 장입니다" 한마디에 혼란이 생깁니다. 같은 곡이라도 두 찬송가의 장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주보에 두 번호를 함께 적어 두면 좋습니다. 장수는 통일찬송가 ↔ 새찬송가 장수 대조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6. 예배가 끝나면 짧게 적어 두세요
반주자가 없는 주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배가 끝난 뒤 5분만 들여 다음을 적어 두면, 다음번 준비가 훨씬 가벼워집니다.
- 회중이 잘 따라 부른 곡과 힘들어한 곡
- 알맞았던 볼륨과 스피커 위치
- 반주 담당이 헷갈렸던 순간 (전주 시작, 절 넘김, 곡 사이)
이 메모가 쌓이면 "반주자 없는 주일용 찬송 목록"이 생깁니다. 다음에 같은 연락을 받으셔도, 그 목록에서 곡을 고르고 순서만 정하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반주 없이 찬송을 불러도 괜찮을까요?
회중이 잘 아는 곡이라면 무반주로도 부를 수 있습니다. 다만 찬송을 이끌 분이 첫 음을 정확히 잡아 주어야 하고, 절이 많은 곡은 뒤로 갈수록 음이 조금씩 내려가기도 합니다. 익숙한 곡을 짧게 부르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반주를 맡을 사람은 음악을 알아야 하나요?
녹음 반주나 반주 프로그램을 쓴다면 악보를 읽지 못해도 됩니다. 순서대로 곡을 틀고 멈추는 일이 대부분이라, 예배 전에 한 번 연습해 보면 충분합니다.
수요예배·새벽기도에도 같은 방법을 쓸 수 있나요?
네. 오히려 반주자를 따로 모시기 어려운 시간이라 이 방법이 더 잘 맞습니다. 인원이 적은 예배일수록 볼륨은 낮게, 곡은 익숙한 것으로 고르세요.